두뇌 활성화 13탄



단서(실마리)를 달아서 저장하라


부호화 단계, 즉 학습 초기에 얼마나 충실한가가 이후 학습의 성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충실한 부호화란 한 가지 정보로 들어가는 입구에 단서를 몇 개나 붙일 수 있는가를 의미합니다. 학습하면서 단서(실마리)를 더 많이 만들수록 나중에 그 정보에 접근하기가 더 쉬워집니다.


필자가 대학 1학년 때 교양과정부에서 여러 학과 학생들이 함께 공부한 적이 있엇는데 불어불문학과 학생중에 허성경이라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그는 자기소개를 하면서 자기 이름은 영어로 '허 바이블'이라고 소개하였습니다. 그 이후 나는 그의 이름을 언제나 기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이름 외에 우리가 기억하기 쉬운 바이블이라는 단서를 하나 더 만들어 주었던 것입니다.


기억력 훈련을 하는데 가장 좋은 대상은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훈련입니다. 이것은 일상적으로 할 수 있고, 그 효과도 즉각적으로 나타나므로 기억력 훈련의 효과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기억력에 대한 자신감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군대에서 지휘관이 모든 군인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 주면 군인들의 사기가 올라갈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의 이름을 불러주면 학생들이 더 열심히 공부할 것입니다.


사랑이 가득한 목소리로 아이의 이름을 불러주면 아이는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 듭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 중에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가급적 시인의 마음이 되어 뜻을 음미하면서 낭송해보세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다른 사람의 이름을 잘 외운다는 것은 중요한 자산입니다. 오늘은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훈련을 해 보겠습니다.

관심과 욕구는 기억력의 밑바탕입니다. 관심을 갖지 않으면 절대 기억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타인의 이름을 쉽게 기억하지 못합니다.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만나서 제대로 관심을 갖지 않고 형식적으로 서로의 명함을 주고받습니다. 일상에서 상대방의 이름이나 얼굴을 금세 잊는 것은 너무 짧게, 너무나 의미 없이 상대방의 얼굴과 이름을 보거나 듣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때 기억을 확실히 붙잡아 두지 않으면 나중에 그 사람을 기억하기 어렵습니다. 정보입력단게에서 실패한 것입니다.


한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지 않으려면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새로운 상황을 의식적으로 기억하기 위해 잠시 시간을 내야 합니다. 집중하지 못하면 정보를 입수할 수 없고 그것을 저장할 수도 없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온 신경을 다해 집중해야 합니다.


이름을 기억하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그 이름과 관련되는 단서를 다는 것입니다. 실마리 또는 단서란 예컨대 형사가 범인을 찾을 때 범죄의 단서가 될 만한 흔적, 지문이나 혈흔 또는 머리카락 등을 찾아서 범인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사람 이름에도 단서를 붙여두면 나중에 기억해내기가 훨씬 쉽습니다. 이름에 단서를 다는 방법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1) 한자 뜻풀이를 통한 이름 기억법

많은 연구를 통해 어떤 사건이 일어난 직후에 그것에 대해 생각하거나 말을 하면 그 사건을 훨씬 잘 기억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러므로 통성명을 하면서 다른 형태로 한 번 더 입력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이름의 뜻을 물어보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을 태어나면 부모님이 이름을 지을 때 뜻을 가지고 이름을 짓습니다. 그 뜻은 대부분 한자에서 옵니다. 몇 년 전에 필자가 다니는 교회에 직원이 새로 왓습니다. 이름을 '김선미'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한자로는 무슨 뜻입니까? 라고 물었더니 "착할 선 자, 아름다울 미 자"라고 대답하였습니다. 나는 '김선미씨, 아! 착하고 아름답다는 뜻이군요. 정말 좋은 이름이군요'라고 말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면 짧은 시간 동안에 세번에 걸쳐 그 사람의 이름을 반복하여 연습하는 것이 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름이 입력됩니다.


2)만났을 때의 상황이나 사람의 특징을 기억하여 이해하는 방법

통성명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2012년 12월 중순에 대전 예술의 전당에서 뮤지컬을 보았습니다. 그 때 주연 여배우의 이름이 '홍지민'이었습니다. 나는 당시 한창 이름을 외우는 데 재미를 붙이던 때여서 저 여성의 이름을 어떻게 외울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좋은 생각이 났습니다. 그녀는 빨간 드레스를 입고 나와서 관객들 사이를 민첩하게 다니면서 지혜롭게 관중들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래서 빨간 옷을  입었으니 홍씨이고, 지혜롭고 민첩하게 행동했으니 지민이라고 외웠습니다. 복장이나 의상, 외모, 행동으로 기억하는 방법입니다.


3)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여 기억하는 방법

상대방의 이름에 자기 나름대로 의미를 만들어 기억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컨대 이찬기라는 사람을 만났을 때  '이 찬양의 기쁨'이라고 해석하는 식입니다.

어느날 대학생인 딸에게 당시의 천안시장님의 이름이 '성무용'인데 어떻게 외우면 되겠느냐고 물었습니다. 필자의 딸은 즉시 '성공한 무용가'라고 외우면 좋겠다고 대답하더군요.


위의 방식 대로 기억하면 대개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옮겨가기가 쉽습니다. 단서를 달았기 때문에 다음에 기억해내기가 훨씬 쉽습니다. 확실히 기억하려면 집에 와서 잠자기 전에 낮에 만났던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려고 한 번만 애써 봅니다.

이런식으로 여러 가지 형태로 단서를 달아서 외우는 방법을 '실마리 기법' 또는 '단서 기법'이라는 부릅니다.


우리 내부의 기록보관소에서 얼마나 쉽게 지식을 회상할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요인은 어떤 맥락에서 회상하는지, 그 지식이 최근에 사용되었는지, 지식을 불러오는 데 도움이 되는 단서와 얼마나 많이 연결되어 있는지 등입니다.

[출처: 위키학습법 저자, 김춘식]


**배운 내용은 실습을 해야 자기 지식이 됩니다. 이번주에 만난 사람이나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의 이름을 단서를 달아 댓글로 올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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